http://news.nate.com/view/20120406n01007


"현대차 엔진이 문제가 아냐" 정몽구 회장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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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는 선진국 따라잡았는데 電裝 부문 뭐하냐" 기술 자립 드라이브
"日 덴소같은 회사 만들라" 현대차 개발전략 전환 특명
모비스에서 상당부문 떼어내 현대차전자 집중 육성할 듯

"'한국의 덴소(일본 최고 부품회사)'를 만들라."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독일 보쉬(Bosch), 일본 덴소(電裝)와 경쟁할 수 있는 자동차 전장(電裝·전기전자장치) 전문회사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달 4일 출범한 '현대차전자'는 이 같은 정 회장의 특명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5일 "정 회장이 최근 개발 관련 고위임원들에게 '기계 부분은 어느 정도 선진업체를 따라잡았는데 미래차에 중요한 전장부문 발전이 왜 더디냐'며 대로(大怒)를 했다"면서 "정 회장이 '4~5년 전부터 전장사업의 중요성을 수없이 강조했는데 아직까지 뭐 했느냐'는 취지로 질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엔진 등 핵심 장비를 제어하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힘들어 기술진들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대노한 이유는 전장산업이 전 세계 자동차업계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점차 '달리는 전자제품'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규모는 2010년 179억달러(20조2000억원)에서 2015년 290억달러(32조7000억원)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장개발, 모비스에서 현대차전자로

현대차그룹은 모비스에서 전장개발부문을 상당 부분 떼어내 현대차전자를 중심으로 집중 투자·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올해 초 독일 보쉬와 합작관계를 정리한 케피코를 합병, 연구개발 능력과 규모를 점점 더 키워나갈 전망. 업계 고위임원은 5일 "현대차전자 설립은 앞으로 현대차 개발전략이 '기계' 중심에서 '전자' 중심으로 전환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별도의 전장회사를 만든 이유는 전자부문에서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모비스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차량 내비게이션을 만들던 현대오토넷을 통해 2005~2006년에 전장부품 기술 자립을 준비했다. 그러나 오토넷이 갑자기 2009년 현대차 모듈(완성차공장에 납품하기 위해 다량의 부품을 조립해 만든 부품 덩어리) 전문계열사 현대모비스에 통합되면서 전자개발 중심이 현대모비스로 넘어갔다. 그러나 현대차의 자체 기술력 부족과 보쉬·콘티넨털 등 선진기술을 보유한 거대부품사의 기술방어 등에 밀려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해외부품사 기술 텃세에 반격


현대차의 가장 큰 고민은 엔진 전자제어 기술을 보쉬·콘티넨털 등 독일 업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작년 12월 보쉬와 5대5 합작으로 현대차의 전자제어시스템 관련 부품을 만들던 케피코에서 보쉬 지분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정 회장이 '보쉬와 결별하더라도 기술 자립에 나서라'고 힘을 실어준 것이다.


현대차는 다음 단계로 차량용 반도체 소프트웨어를 담당하고 있는 계열사 카네스를 현대차전자로 개명하고, 현대차 600억원, 기아차 200억원, 모비스 200억원 등 1000억원을 출자해 이달 4일 재출범시켰다. 현대차전자의 첫 번째 과제는 엔진 전자제어 관련 기술력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사에서도 내부 움직임은 감지된다. 현대차전자 권문식 신임사장은 1991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 입사, 2000년부터 현대차 선행개발실장, 연구개발본부 부사장 등을 거쳤다.

현대차 연구소에 있을 당시 전장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당시 '엔진파'였던 연구소 고위경영진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가 이번에 발탁됐다.





최원석 기자 ws-choi@chosun.com


Posted by bogus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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