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 자동차·조선산업 위협

경기둔화로 수출시장 수요 감소 
중국 현지기업과 경쟁 더욱 치열 
신용등급 추가하락 가능성 커져

2015-09-09 10:53:21 게재

국내 자동차와 조선업이 중국의 위협에 직면했다. 중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둔화로 시장의 수요가 감소한데다 중국 자동차와 조선업체들이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경쟁력이 강해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과 경쟁력은 위기에 빠졌다. 이에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국내 자동차와 조선업체들의 신용등급이 추가하락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G2로 성장한 중국시장의 경제성장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전세계 시장을 혼돈에 빠뜨리고 있다. 사진은 중국의 한 노동자가 베이징 중심 거리에 있는 영어와 중국어로 씌여진 '개발'과 '번영' 광고판을 스쿠터를 타고 지나는 모습. 연합뉴스

국내 자동차 시장점유율 떨어져 = 8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최근 중국 자동차시장이 심상치 않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는 중국 전체 자동차시장의 수요를 떨어뜨리고 있다. 또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이 뚜렷한 변화를 보이면서 현대·기아차의 실적 저하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자동차판매증가율은 1.4%에 머물렀고 7월 누계 증가율은 더욱 축소되어 0.4%에 그쳤다 "며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가 소비에 영향을 끼치고 특히 자동차시장은 지난해부터 경제성장률을 밑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현지 브랜드 기업들의 기술력 축적으로 독자적인 자동차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시장 경쟁구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술력은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가격 경쟁력이 기술력 격차를 극복하는 상황이다. 이지웅 연구원은 "중국 현지 자동차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면서 모든 해외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감소했다"며 "이 가운데 한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지난해 대비 1%p 이상 감소하며 그 감소폭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신용평가사도 중국 자동차기업들의 성장 전망을 내놨다. 

추 량쯔 중국 다공신용평가 연구원은 8일 나이스신용평가와 함께 개최한 포럼에서 "중국 자동차 시장이 고성장기를 지나 10% 내외 중성장기로 돌입함에 따라 완성차시장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최근 정부가 자동차산업 지원의지를 밝히고 있어 세계시장에 내놓을 만한 제품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신차출시 등을 통해 중국 판매가 일정 수준 회복하더라도 중장기 판매 전망에서는 대외환경 저하 등 부정적 요인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판매가 부진해진 배경은 시장 성장둔화와 경쟁심화 등의 대외 요인과 함께 주요 모델 노후화와 보수적인 가격정책 등 자체적인 요인이 있다"며 "중국 내 판매감소로 현지 재고 확대와 하락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조선 신규수주물량, 한국 넘어서 = 올해 들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 또한 중국과 일본 조선업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특히 산업 전반에서 우리 기업들을 추격하고 있는 중국은 조선업에서도 가장 큰 위협요인이다. 중국은 저가 노동력에 기반한 원가경쟁력이 높다. 중국의 국수국조(國輸國造, 중국 화물은 중국 선박으로 수송하고, 중국 선박도 중국 조선사에서 건조한다는 중국정부의 자국 조선산업육성 정책)정책과 최근 위안화 평가절하 등 경쟁을 심화시키는 시장 환경은 국내 조선업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실제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량은 전년대비 감소했는데 이는 공급과잉에 중국의 세계시장 잠식 등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신규수주량에서 한국은 시장점유을 29.7%를 차지한데 반해 중국은 39.2%로 중국이 독식하고 있는 양상이다. 

추 량쯔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조선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 조선업의 경쟁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2000년대 중반 크게 확대된 중국의 선박건조능력이 최근 수년간 수급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수주경쟁을 심화시키고 선박가격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상위권 조선사들은 최근 수익성 저하, 실적 불확실성 확대, 운전자금 및 차입부담 증가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국내 조선사의 중기적인 수익성 및 차입부담 등 스트레스 상황을 가정하면 등급하향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Posted by bogus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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